[사설] 역사에 패퇴로 기록될 미군의 아프간 철수
상태바
[사설] 역사에 패퇴로 기록될 미군의 아프간 철수
  • 뉴스라인 코리아
  • 승인 2021.08.31 21: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군 장비로 무장한 카불의 탈레반 
미군 장비로 무장한 카불의 탈레반 

미국이 30일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과 일반인의 철수를 완료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계획보다 하루 앞당긴 철수 완료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언한 9.11테러 20년을 10여일 앞두고 철수를 마친 것이다. 이로서 미국의 아프간에서의 탈레반과의 전쟁은 20년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미국은 더 이상 미군의 희생이 있어선 안 된다는 명분으로 철수했다. 그러나 미군이 철수하면서 보여준 각종 난맥상은 철수라기보다는 패주로 비쳐진다.

미국이 지난해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할 때부터 미국의 철수와 아프간 정부군의 붕괴는 예고된 것이었다. 이번에 전세계인이 보았듯이 미국의 아프간 철군은 곧바로 1975년 월남 패망의 재판이 되었다.

미국의 철수작전은 매우 서툴렀다. 자신들이 명예롭게 철수하려면 적어도 자신들이 20년간 양성해 온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과 충분히 싸울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었어야 했다. 그런데 미국은 철군에 급급한 나머지 아프간 정부군이 미군에 완전히 버림받은 것으로 생각하도록 만들어 전의를 꺾었다. 그것이 아프간 정부군의 급속한 붕괴로 인해 미국이 도망가듯 아프간을 떠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이다.

얼마전 미국의 뉴욕타임즈에 기고문을 보낸 전 아프간 특수부대 사령관 사미 사다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군조차 자신을 위해 싸우려 하지 않는 전쟁에서 미군이 죽을 수도, 죽어서도 안 된다"고 언급한 대목을 반박하면서, "아프간 육군이 싸울 의지를 잃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미국으로부터 버려졌다는 느낌과 지난 몇 달간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서 드러난 우리에 대한 무시가 점점 커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아프간군도 정실 인사와 관료주의 등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우리의 동맹들이 이미 싸움을 멈췄기 때문에 우리도 결국 중단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사다트 장군은 '아프간군이 싸우려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20년간 아프간 전체 병력의 5분의 1인 6만 6천명이 전사했다며 "우리는 계속 싸웠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철군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확인하면서 모든 것이 내리막길로 치닫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군수업체들이 먼저 철수하면서 기술적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고, 이들 업체가 소프트웨어를 가져가는 바람에 첨단 무기를 제대로 쓸 수 없었다면서, "우리는 정치와 대통령들로부터 배신당했다"고 했다.

미국은 아프간 철수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었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언제 동맹을 배신할지 모른다는 인식을 주었다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심대한 이미지의 훼손이다. 어떤 변명을 하더라도 이번 미국의 철수 과정은 매우 졸렬했다. 역사는 이번 미군의 철수를 아프간 전쟁에서의 패퇴로 기록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