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톨스토이의 러시아 혁명에 대한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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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톨스토이의 러시아 혁명에 대한 예언
  • 이정식 작가
  • 승인 2020.09.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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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톨스토이

톨스토이(1828~1910)는 러시아 혁명이 성공하기 7년 전인 1910년 세상을 떠났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의 성공으로 로마노프 왕조가 무너지고 새로운 사회주의 체제가 들어서는 것을 보지 못한 것이다.

러시아에서 차르 전제체제를 뒤엎고자 하는 시도는 1825년 12월의 데카브리스트 혁명 이래100년 가까이 계속돼 왔다.

1881년 인민주의자들에 의한 차르 알렉산드르 2세 암살 사건도 그러한 일련의 혁명적 흐름의 하나였다. 1905년 1월 9일 피의 일요일 사건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일요일이었던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차르의 겨울궁전 앞에서 있었던 가폰 사제가 이끌던 평화적 노동자 시위대에 대한 군의 발포는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내면서 러시아 혁명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됐다. 전국의 노동자 세력은 이 사건을 계기로 2년여에 걸쳐 전제체제 타도와 민주공화제 수립을 목표로 차르의 군대와 곳곳에서 대결했고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 역사적으로는 이를 실패로 끝난 제1차 러시아 혁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1차 혁명 이후 노동자들의 혁명조직인 노동자 대표 소비에트가 러시아의 모든 대도시에서 조직되었고 이는 12년 후인 1917년 볼세비키 혁명 성공의 기반이 됐다.

그런데 이같은 러시아 혁명의 움직임에 대해 생전의 톨스토이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나는 혁명의 성공을 믿지 않는다

톨스토이는 평소 차르체제를 비판하고 사유재산제 페지를 주장해왔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혁명 세력과 뜻을 같이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사회주의 혁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다. 톨스토이는 혁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혁명의 성공을 믿지 않는다. 적은 지나치게 잘 무장되어 있다. 그러나 혹시라도 당신들이 성공을 이루게 된다면 성공의 그 다음날 사회주의의 모든 내부적 모순이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다. 사회주의는 근본적으로 부르주아적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의 적인 자본주의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복지와 인생의 의미를 물질적인 풍요에서 찾기 때문이고 이러한 기반에서 삶을 재건한다는 것은 모래 위에 건물을 세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인류의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

(···)

그리고 이번에는 거꾸로, 당신들에게 승리를 가져다준 바로 그 무력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희망하던 부 대신 오직 다른 형태의 내분과 전쟁만이 생겨날 것이다. 당신들은 평화를 갈망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의 형제애는 사막의 신기루처럼 당신들로부터 사라지게 될 것이다.“(『톨스토이』, 인디북, 2004)

마침내 사회주의 혁명은 성공했고 로마노프 왕조는 혁명 이듬해인 1918년 우랄산맥 인근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차르 니콜라이 2세 가족이 볼셰비키 혁명세력에 의해 몰살당함으로써 비참한 종말을 고했다. 그러면 혁명의 성공 후 소련체제로 변화된 러시아는 어떻게 달라졌는가?

소련 시절 정치체제는 전보다 더욱 억압적이었고, 자유는 제한됐다. 자유의 제한은 문화적인 퇴보를 수반했다. 혁명을 이끈 레닌이 1924년 세상을 떠난 후 1953년까지 30년 가까이 계속된 스탈린 통치 시기에는 정치적 반대파들에 대한 숙청이 차르시대보다 훨씬 가혹했다.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나 수용소 군도가 그 일단을 말해준다.

혁명은 성공했지만, 톨스토이의 예언대로 사회주의 실험은 그 내부적 모순으로 인해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혁명 후 74년 만인 1991년 소련체제는 역사에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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